왜 틀렸다는 지적을 아주 싫어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면 그 태도가 유래한 내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이런 광경을 한번 상상해 보라.
동굴 속에 사는 한 가족이 모닥불 주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남자는 동굴 입구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며 지평선 위에 뭔가가 움직이지 않는지 살핀다. 여자와 아이들은 벌써 며칠째 밥을 굶은 상태이다. 날씨가 좋아지면 그는 쏜살같이 밖으로 나가 먹을 것을 구해오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그의 역할이고 그의 가족은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배가 고프지만 과거에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가 먹을 것을 가져오리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속이 울렁거리면서 내면에 공포심이 어른거린다.